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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정보

봄을 닮은 고요한 여정, 양양에서 만난 진짜 고향민국

by 해피냥냥이 202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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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닮은 고요한 여정, 양양에서 만난 진짜 고향민국





자연은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 때로 모든 대답이 숨어 있습니다. 강원도 양양, 그중에서도 남설악의 품 안에 안긴 이 작은 마을들을 따라 걸으며 저는 그 어떤 말보다 위로가 되는 봄의 속삭임을 들었습니다. EBS [고향민국] 3부작 중 마지막 이야기, ‘양양, 아름다운 동행’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삶의 정서를 다시 일깨우는 깊은 기록이었습니다.




천천히, 깊이 걷는 설악산 주전골

양양의 설악산은 흔히 알고 있는 북설악과는 다릅니다. 오색령을 경계로 한 남설악의 풍광은 더 고요하고, 더 깊습니다. 이번 여정에서 들른 주전골은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오색약수터에서 시작된 길은 성국사, 선녀탕을 지나 용소폭포까지 이어지는데, 초보자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라 저처럼 등산이 낯선 사람에게도 편안한 코스였죠.

하지만 쉽게 걸을 수 있다고 결코 가벼운 여정은 아닙니다. 길을 따라 흐르는 계곡물, 천연 조각 같은 기암괴석, 그리고 깊은 산 속에 자리한 용소폭포. 오래전 이무기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그 폭포를 눈앞에 마주하니, 마치 시간의 벽을 넘어 온 듯한 묘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산행 후 들른 약수돌솥밥 정식집에서 먹은 따뜻한 밥 한 끼는 여행의 마무리로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짭짤한 산나물과 갓 지은 돌솥밥, 그리고 약수물로 끓여낸 된장국. 지금도 그 맛이 잊히지 않네요.




설악 아래 지어진 한옥, 그 따뜻함에 머물다

자연을 품은 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3대째 이어온 한옥 목수 이병진 씨의 손끝에서 완성된 한옥은 현대의 삶과 전통이 만나는 지점에 있었습니다. 집의 기둥 하나, 문고리 하나까지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어요.

이 집에서 머문 이들은 모두가 ‘한옥의 따뜻함’을 말합니다. 실제로 방 안에 앉아 설악의 능선을 바라보며, 한 모금 따뜻한 차를 마시던 그 순간의 고요함은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특히 수선화가 가장 먼저 피는 계절에 맞춰 방문한 손님에게 그 꽃을 건네는 부부의 마음 씀씀이는, 단순한 ‘숙소’를 넘어선 따뜻한 ‘환대’였어요.





천년의 흔적이 남은 미천골에서 걷는 시간의 길

설악산국립공원 남쪽에 자리한 미천골. 계곡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의 첫 시작은 '선림원지'입니다. 이곳은 신라 시대, 무려 1000명의 승려가 수련하던 도량이었지만 지금은 흔적만이 남아 있죠. 석탑과 주춧돌, 그리고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만이 그 역사를 대신합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미천골’이라는 이름의 유래입니다. 승려들이 쌀을 씻어 밥을 하던 물이 계곡을 따라 흘러 하얗게 물든 풍경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하죠. 천년 전의 밥 짓는 소리가 계곡에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솔향 가득한 캠핑장에서의 하룻밤

이 여정의 마지막은 솔밭 캠핑장이었습니다. 설악과 동해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무려 80대 노부부가 40년 동안 직접 운영해온 곳이에요. 공작새가 걸어 다니고, 청계가 물장구치는 작은 미니 동물원도 이곳에 머무는 이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됩니다.

솔향기 가득한 숲 속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고 어른들은 불멍을 하며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요즘처럼 숨 막히는 일상 속에서,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존재’하는 그 느낌. 그것이야말로 진짜 힐링이 아닐까요?




개인적인 감상과 추천

저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이렇게 마음이 차분해지는 여행은 드물었습니다. 양양은 자극적인 관광지가 아닌, 기억 속 고향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곳이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간다면 저는 꼭 이 코스를 추천드릴 거예요. 자연이 주는 위안, 정성과 손길이 담긴 한옥, 천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산책길, 그리고 삶의 쉼표가 되는 감성 캠핑까지.

EBS [고향민국]은 단순한 지역 소개가 아니라 ‘우리 삶의 태도’를 묻는 다큐였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진짜 나다운 삶일까, 그 고민에 작은 해답이 이 방송 안에 담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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