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불 앞을 지킨 부부의 이야기 인천 옛날과자 달인을 만나다
인천 중구 골목 안, 참외전로 한 켠에서 43년을 한결같이 불을 지펴온 부부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가게를 “시간이 멈춘 곳”이라 부르고, 또 누군가는 “추억의 입구”라고 표현합니다. 저에게는 어릴 적 동네 문방구 앞, 주머니 속 동전을 꼭 쥐고 고민하던 그 시절의 감성이 떠오르는 곳이었습니다.
이번 EBS [한국기행 – 달인 열전 3부]에서는 바로 그 '과자 부부'의 삶과 정성이 그려졌습니다. 단순히 ‘옛날 과자를 만든다’는 설명으로는 부족한, ‘추억을 굽는 달인’의 이야기에 저는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제 과자 13종, 기계도 손맛도 모두 ‘그대로’
처음 인천당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마치 197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게 안에는 진열장 없이도 빛을 발하는 옛날 과자들이 쌓여 있었고, 부부는 한창 화로 앞에서 과자를 굽고 있었습니다.
놀라운 건, 43년 전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 쓰던 기계와 도구를 아직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눌리고, 탄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철판과, 한 손에 익숙하게 들린 집게는 말 그대로 세월을 버텨온 노동의 흔적이었습니다.
13종류나 되는 과자를 모두 손으로 구워낸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분의 손놀림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처럼 일사불란했고, 서로의 동선을 간섭하지 않고, 끊임없이 교차하며 리듬을 만들었습니다.
손님은 추억을 사러 온다
“요즘 젊은 사람들도 종종 찾아와요. 엄마가 어릴 적에 먹었다고 해서 데려온대요.”
이 말에서 부부의 과자 가게가 단순한 ‘판매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릴 적, 할머니와 함께 시장 보러 나갔다가 문방구 앞에서 100원을 손에 쥐고 사 먹던 동그란 튀밥과 땅콩과자를 기억합니다. 그때의 맛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또렷해지고, 사라진 줄 알았던 그 과자를 이곳에서 다시 만났을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이곳을 찾는 단골들 역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과자의 맛에 위안을 얻는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아이를 데리고 와서 똑같은 맛을 함께 먹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고, 또 어떤 어르신은 “먹다보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문득 떠오른다”고 하셨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정성은 바뀌지 않는다
편리함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요즘, 누가 43년간 같은 방식으로 손수 과자를 구울까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과자보다 더 맛있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맛이라는 건 단순한 재료의 조합이 아닌 것 같습니다. 두 부부가 굽는 과자에는 ‘추억’과 ‘시간’이 담겨 있고, 그것은 그 어떤 과자보다 더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이 가게에서 과자를 먹으면서, 동시에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인천당, 꼭 한번 가볼 만한 장소
가게의 위치는 인천 중구 참외전로 138번지. 주변을 걷다보면 오래된 건물 사이로 정겹고 소박한 분위기가 묻어나고, 가게 앞에서는 항상 달큰한 과자 냄새가 골목을 감쌉니다.
과자 종류도 다양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건 여전히 '깨강정'과 '땅콩과자'라고 하네요. 저도 들른 김에 몇 봉지 사서 집에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나눠먹었는데, 아버지께서 “이거, 옛날 내가 먹던 바로 그 맛이네”라고 하시며 눈시울을 붉히셨습니다.
마무리하며 – 잊히지 않을 따뜻한 오후
‘추억을 굽는 과자 부부’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수많은 기술이 발전하고, 삶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지만, 이 부부는 과거의 시간을 오늘로 끌고 와 우리에게 ‘기억의 맛’을 선물합니다.
저처럼 ‘어릴 적 맛’에 대한 그리움이 있으시다면, 그리고 잊고 있던 감정을 되살리고 싶으시다면, 꼭 한 번 이곳을 찾아보세요. 옛 과자의 달달한 맛보다 더 진한 감동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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