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깨우는 한 곡, 다큐 온 당신의 신청곡에서 만난 위로의 순간들
KBS1 다큐 온 308회 '당신의 신청곡'은 강원도 삼척의 산골 음악다방에서 펼쳐지는 아날로그 음악과 삶의 이야기로,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의 진심을 담은 감성 다큐멘터리이다.
우리는 모두 삶의 어느 시점에서 위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때 음악은 조용히 다가와준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들려주던 트로트, 학창시절 첫사랑과 나누던 팝송, 외로움이 짙던 밤을 달래주던 발라드. 이처럼 음악은 기억을 감싸는 따뜻한 포장지 같은 존재다.
2025년 6월 14일 KBS1에서 방송된 '다큐 온' 308회 '당신의 신청곡'은, 그런 음악의 힘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이야기였다. 배경은 강원도 삼척 동작골, 오롯이 LP판만으로 음악을 틀어주는 음악다방. 김상아, 김민서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디지털 시대에 유일하게 살아 숨 쉬는 아날로그의 성지다.
이곳에선 스마트폰 대신 사연을 쓴 손글씨 쪽지가 오간다. DJ 상아 씨는 한 장 한 장 LP판을 꺼내며 신청곡을 틀어준다. 그 순간은 음악 이상의 무엇,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보듬는 의식처럼 느껴진다. 그 진심이 LP 바늘 끝에서 울려 퍼진다.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아내와 함께 온 남편이 있었다. 그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사랑하는 그대에게'를 신청한다. 아내는 흐릿한 기억 속에서도 가사를 따라 부르며 미소 지었다. 그 모습은 나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듣던 노래가 떠올랐고, 그때의 감정이 지금 다시 밀려왔다.
또 한 명의 손님은 세상을 떠난 남편을 추억하며 음악다방을 찾았다. 조영남의 '딜라일라'가 흐르자 그녀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음악만이 나를 위로해준다." 그 말은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나 역시 힘들던 시절 음악에 기대어 잠들던 밤들이 있었다. 그때 듣던 노래가 지금도 내 마음을 흔든다.
이 음악다방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상처받은 이들이 안식을 찾는 치유의 장소다. 민서 씨는 딸을 떠나보낸 후 벚나무를 심고 야생화로 가득한 정원을 가꿨다. 매년 봄이면 그 정원엔 새로운 생명이 피어난다. 그녀는 "꽃이 피면 고맙고, 져도 고맙다"고 말한다. 삶을 대하는 그 자세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매해 열리는 산골 음악회는 이 다방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다. 음악다방을 다녀간 이들이 모여 신청곡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눈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언젠가 나도 그 자리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만의 사연, 나만의 노래를 그곳에서 공유하고 싶었다. 그 공기, 정원의 향기, 사람들의 따뜻한 표정까지도 생생하게 다가왔다.
방송은 마지막에 이렇게 묻는다. "지금 당신을 위로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노래는 무엇인가요?" 그 질문 앞에서 나 역시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오래전 잊고 있던, 내 삶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떠올리는 노래를 다시 꺼내 들었다.
'당신의 신청곡'은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자, 우리 안에 있는 누군가의 슬픔과 희망을 일깨워주는 감성의 기록이었다. 사람은 결국 사랑받고 이해받기를 원한다. 음악은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언어다.
KBS1 '다큐 온' 308회는 시청률을 넘어서 감동을 전한 방송이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이 한 편의 다큐는 긴 여운과 따뜻한 울림을 남겼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신청곡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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