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민국 보령 4부 죽도에서 청소역까지 내 삶에 스며든 보령의 풍경 하나

EBS1 ‘고향민국’ 6월 5일 방송은 보령의 숨은 매력을 담은 4부작 시리즈 마지막 편. 죽도, 원산도, 청소역, 라조면, 개화예술공원까지 보령의 자연과 삶, 그리고 잊혀 가는 감성을 되새기는 여행.
2025년 6월 5일 오후 7시 20분, E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고향민국>은 보령을 주제로 한 4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회, “보령, 내 삶의 풍경 하나” 편을 방영했다. 이 편은 보령의 다양한 자연환경과 역사,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까지 조용한 감동으로 녹여냈다.
EBS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인상 깊었다. 화려한 영상미나 자극적인 편집 대신, 그저 보령의 시간을 ‘그대로 보여주는’ 태도가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했다.
섬 전체가 정원이 된 ‘죽도’, 대나무와 해송이 맞닿는 곳
첫 번째로 소개된 곳은 ‘죽도’다. 남포방조제가 연결되며 육로 접근이 가능해진 이 작은 섬은 대나무가 울창해 ‘대섬’으로도 불린다. 실제 화면에 담긴 죽도는 한국식 전통정원 그 자체였다. 해송, 죽림, 고즈넉한 길들 위로 흐르는 햇살까지. 죽도는 바다 위의 정원이라 불릴 자격이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죽도는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인데, 방송을 보면서 “이건 진짜 걷기 위한 섬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관광지스럽지 않아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보령해저터널로 이어진 ‘원산도’, 노을 맛집이라 불리는 이유
두 번째는 원산도다. 보령해저터널이 생기기 전엔 배를 타야 했던 이곳이 이제는 차로도 쉽게 갈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이 섬이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동쪽과 서쪽이 아닌 남쪽을 향한 해변”이라는 지리적 특성 덕분이다. 실제로 방송에서는 여명이 물드는 새벽과 붉게 타오르는 저녁이 함께 담긴 장면이 이어졌는데, 이건 직접 가서 눈으로 봐야만 알 수 있는 아름다움이었다.

시간이 멈춘 간이역 ‘청소역’, 세월이 머문 풍경
보령의 간이역 ‘청소역’은 1929년 개통된 장항선 최장수 간이역이다. ‘사람은 오가지 않지만 추억은 남는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사진작가 신영섭 씨와 함께한 여정은 마치 흑백 필름을 넘기는 듯한 감상이었다. 오래된 역 플랫폼, 바래진 간판, 그리고 먼지 쌓인 나무 의자 하나까지도 모두 풍경이 됐다. 이곳은 최근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하며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나 역시 언젠가 이곳에서 오래된 필름 카메라로 한 장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령에서만 맛볼 수 있는 ‘라조면’, 해물과 불맛의 완벽한 조화
맛 기행으로는 보령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라조면’이 소개됐다. 짜장과 짬뽕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이 요리는 해산물의 감칠맛과 강한 불향, 그리고 칼칼함이 한데 어우러진 진짜 ‘현지 음식’이었다.
화면에 비쳐진 라조면은 단순한 지역 특산이 아니라, 그 지역 바다와 삶이 응축된 음식처럼 보였다. 방송을 보고 난 후, ‘보령에 간다면 무조건 먹어야 할 음식’ 리스트에 바로 추가했다.
자연과 예술의 공존, 사계절 꽃 피는 ‘개화예술공원’
마지막으로 소개된 곳은 개화예술공원. 성주산 남쪽에 위치한 이곳은 사계절 내내 꽃과 허브가 피는 정원과 미술관, 조각 공원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이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기에도 좋고,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없는 이 공간은 ‘자연 속 예술’이라는 주제 아래 설계됐다고 한다.
보령이 단순한 해양 관광도시를 넘어 문화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 이곳은 상징적 공간으로 느껴졌다.
보령, 그곳은 누군가의 기억이자 우리 모두의 고향
이번 회차의 부제 “내 삶의 풍경 하나”는 단순한 수사로 끝나지 않는다. 죽도의 대숲, 원산도의 노을, 청소역의 정적, 라조면의 맛, 개화공원의 색채까지. 보령은 정말 ‘내 안의 풍경’으로 스며들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유는 ‘낯선 곳이 어느새 친숙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고향민국’ 4부작은 보령이라는 도시를 ‘지도상의 지명’에서 ‘마음속 장소’로 바꿔준 프로그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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