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은 집, 그러나 혼자가 아닌 집 EBS 한국기행 그대 없이 못 살아 4부 그대 가고 없어도 리뷰
EBS1 ‘한국기행’ 4부 ‘그대 가고 없어도’ — 전남 무안의 한옥에 깃든 한 여성의 애틋한 사랑과 삶의 이야기. 잔잔한 감동과 힐링을 전하는 소중한 시간.
사람의 마음을 가장 따뜻하게 만드는 건, 결국 사람과의 이야기입니다.
7월 3일 방영된 EBS1 ‘한국기행’ 4부 ‘그대 가고 없어도’는 그 어떤 말보다 조용히, 그러나 묵직하게 우리 마음속에 스며드는 이야기였습니다.
한옥, 그것은 단순한 집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사랑이 깃든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을 지키며 살아가는 한 여성, 유제자 씨의 사연은 짧은 순간에도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당신이 남긴 집, 나는 아직 여기 있어요”
이야기는 전라남도 무안, 영산강이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한옥에서 시작됩니다.
은퇴 후 평생 함께하자며 고향 땅에 한옥을 지은 남편. 그러나 삶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릅니다.
집을 지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 집에는 유제자 씨 혼자 남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혼자가 아닙니다.
남편과 함께했던 시간, 손길, 온기, 그리고 그의 마음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옥이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정갈한 마당, 가지런한 대청마루, 매일 쓸고 닦으며 하늘에 있는 남편을 마음속으로 불러보는 그녀의 모습은 보는 내내 가슴 한켠이 먹먹해졌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그녀가 말없이 대청마루를 쓸고 있는 순간이었어요. 화면으로 전해지는 바람 소리와 대나무 숲의 속삭임이 마치 남편의 목소리처럼 느껴졌거든요.
저도 문득, 돌아가신 할머니가 평생 쓸고 닦으시던 마당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유산, 그리고 그리움
유제자 씨에게 이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그대’가 남기고 간 선물이자, 지금 이 순간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토록 애틋한 존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삶은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했습니다.
특히 마당의 잡초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손수 가꾸는 모습은 ‘그대’를 잃었어도 ‘그대’를 잊지 않는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공감됐어요.
저 역시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을 떠나보낸 후, 그 사람이 남긴 작은 것들—책 한 권, 자주 쓰던 찻잔 하나—를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두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물리적으로는 그 사람이 없지만,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함께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죽순밭에서 이어지는 삶, 그리고 가족의 온기
방송 중, 유제자 씨의 아들이 고향 집을 찾아오는 장면이 나옵니다.
남편이 남기고 간 대나무밭에서 어머니와 함께 죽순을 캐는 모습은 참 따스했어요.
죽순이 땅을 뚫고 올라오듯, 삶도 그렇게 자라나는 것 아닐까요?
비록 상실의 아픔이 있지만, 그 자리에 다시 생명이 움트고, 새로운 시간이 쌓여가는 모습은 보는 사람도 위로받게 했습니다.
아들은 말합니다.
“어머니가 건강하기만 바란다”고.
그 말 속에는 묵묵히 한옥을 지키며 살아가는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담겨 있었어요.
사실 저도 어머니와 함께 보다가 괜히 뭉클해서 서로 눈치만 봤어요. 가족이라는 건, 늘 표현하지 않아도 그런 진심이 전해지나 봐요.
그대 가고 없어도, 삶은 계속된다
이 방송을 보는 내내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그대’를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더라고요.
그대의 흔적이 남은 공간, 그대와 나눈 추억, 그대가 남긴 웃음소리—
그 모든 것이 우리 안에 살아 숨쉬며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 줍니다.
유제자 씨처럼,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스스로도 ‘나도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돼요.
그리고, 지금 내 곁에 있는 ‘그대’를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것도요.
바쁘다는 핑계로 잊어버렸던 말—“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오늘은 꼭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졌습니다.
EBS '한국기행'의 진짜 힘
‘한국기행’은 언제나 그렇듯 화려한 자극보다는 소소한 일상과 사람들의 삶을 비춥니다.
이번 4부 ‘그대 가고 없어도’ 편은 특히나 상실과 회복, 그리고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돌아보게 해주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가끔은 이렇게 느린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죠.
마무리하며…
남편이 떠나고 혼자 남은 한옥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유제자 씨.
그녀의 손길 하나하나, 웃음 하나하나가 결국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도, 그런 ‘그대’가 있고,
그대 없이도 이어지는 삶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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