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가 돌아왔다, 여름을 준비하는 강의 풍경 KBS1 한국인의 밥상 710회
KBS1 <한국인의 밥상> 710회는 여름이 시작되는 길목, 강과 마을에 다시 등장한 ‘은어’를 따라간다. 은빛 생명의 회귀는 지역 공동체와 식탁을 깨우며, 우리가 잊고 있던 사계절의 진심을 말해준다.
은빛 움직임이 시작될 때
여름이 오기 전, 강은 먼저 깨어난다. 섬진강과 보성강, 왕피천에서 은빛의 물결이 출렁이면 사람들의 손끝도 바빠진다. KBS1 <한국인의 밥상> 710회는 여름의 신호탄이 되는 은어를 따라, 강가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밥상을 담았다.
전남 구례 – 낚시가 아니라 삶입니다
피아골 물길을 따라 도착한 전라남도 구례군. 이곳에선 박석근 씨와 최호 씨가 전통 ‘걸갱이 낚시’로 은어를 잡는다. 어린 시절 물놀이로 시작된 낚시가 지금은 생업이자 경쟁이 된 두 사람. 은어의 습성을 정확히 읽고 움직이는 기술, 그 숙련된 손놀림이 인상 깊다.
갓 잡은 은어로는 다양한 요리를 한다. 껍질은 튀기고, 살은 회무침으로 만든다. 들기름에 볶은 은어 곰탕은 육수 깊이가 다르다. 다슬기 백숙은 단백질과 영양이 어우러진 여름철 보양식으로 마을에서도 인기가 높다.
울진 왕피천 – 기억의 물고기
경상북도 울진군. 깊은 산골 왕피천은 은어의 귀환을 반기는 잔칫상의 본거지다. 추충호 씨와 김미자 씨는 과거를 떠올리며 낚시 도구를 챙긴다. “은어 하나 잡겠다고 새벽부터 자리 싸움하던 그 시절…” 그 시절 은어는 고등어보다 귀했다.
이곳의 은어요리는 절약과 지혜의 결정체다. 잡자마자 염장해 반건조 시킨 은어는 숯불에 구워 그 향을 살린다. 아궁이에 올린 솥에 은어를 통째로 넣은 은어밥, 그리고 이 지역만의 은어 젓갈까지. 생존의 음식이었던 은어가 지금은 향토의 자부심이 되었다.
곡성 보성강 – 낚시는 철학이다
보성강 유역, 전라남도 곡성. 한용범 씨와 김동진 어르신의 낚시 풍경은 한 편의 기록영화 같다. 김 어르신은 열일곱부터 은어를 잡기 시작해 이제 아흔이 넘었다. 낚시 덕에 자식들 공부시키고 집안도 일궜다.
이들이 사용하는 ‘씨은어 낚시법’은 낚시의 본질을 다시 묻게 한다. 미끼로 사용하는 은어를 공격하려다 다른 은어가 바늘에 걸리는 방식. 생태의 이해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기술이다.
은어를 가장 잘 굽는다는 한 씨는 지느러미에 소금을 바르고 숯불 화로에 은어를 천천히 익힌다. 식감과 향이 살아있는 ‘은어 화로구이’는 그 정성만큼 결과도 특별하다. 감자와 무를 깔고 끓인 매운탕, 맥주 반죽으로 튀겨낸 은어 튀김은 강변의 풍경과 함께 완성된다.
음식은 땅의 이야기다
<한국인의 밥상>은 늘 그래왔듯 음식 너머의 삶을 보여준다. 은어는 단순한 계절 생선이 아니다. 이는 고단한 생계의 동반자였고, 마을의 기억이며,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입맛이기도 하다.
방송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사람들이 은어를 대하는 ‘존중’이었다. 누군가는 매년 낚시를 위해 일터를 비우고, 누군가는 이 맛을 위해 젓갈을 담근다. 그것은 결코 대량 생산이나 유통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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