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회장과의 비밀 결혼 두 딸의 친자 확인 소송으로 100억 상속받은 여배우 김경희 이야기

정주영 회장과의 비밀 결혼 두 딸의 친자 확인 소송으로 100억 상속받은 여배우 김경희 이야기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과의 숨겨진 관계, 두 딸과의 친자확인 소송 그리고 상속금 100억. 배우 김경희의 인생은 단순한 스캔들이 아닌, 한국 현대사와 얽힌 충격적인 드라마 그 자체였다.

 

정주영 회장. 한국 경제 발전의 상징이자 현대그룹 창업주. 그와의 연관성만으로도 어떤 이야기든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대중의 기억 속에서 오래 잊혀졌던 한 여배우가 그와의 비밀스러운 인연을 공개하며 세간을 놀라게 했다. 바로 김경희 씨. 그녀의 인생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다.

 

 

 

무대 위 여배우에서 재벌가의 그림자까지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경희 씨는 미군 공사를 맡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다. 어려서부터 발레를 배우며 예술에 꿈을 품었고, 대학에서는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그러던 중, 그녀의 인생을 뒤흔든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20살 김경희, 58세의 정주영 회장. 한 모임 자리, 우연처럼 시작된 인연. 고급 승용차에서 내린 정 회장은 그녀에게 “태워주겠다”고 말했고, 김경희는 단순한 호의로 여기며 연락처를 건넸다. 이후 둘의 관계는 급속도로 깊어졌고, 그는 김 씨의 어머니에게 “이 아이만은 책임지고 잘 돌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관계는 어디까지나 ‘그림자’였다. 혼인신고도, 결혼식도 없이 시작된 동거 생활. 정 회장의 제안으로 울산 조선소 영빈관에서 지내던 그녀는 “그 집엔 부인이 있다”며 청운동 이사를 거절하기도 했다.

 

 

 

두 딸의 출생, 그리고 뒤늦은 인정

 

1979년, 미국에서 첫째 딸 그레이스를 출산하고 2년 뒤 둘째 엘리자베스를 낳은 김경희. 당시 정 회장은 매달 1,000달러를 보내줬지만 미국에서의 삶은 빠듯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문제로 프랑스 유학도 시도했지만 결국 미국으로 되돌아왔다. 생활은 힘들었지만, 김 씨는 부동산 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홀로 아이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김 씨의 인내심은 한계에 이르렀다. 1992년, 정 회장의 대선 출마 소식이 전해지고, 그녀는 딸들을 호적에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연락이 끊기고, 변호사를 통해서만 의사소통이 가능해지자 김경희는 결국 법적 대응을 결심한다.

 

 

 

친자확인 소송과 100억 상속

 

정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직후, 김경희 씨는 두 딸과 함께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정 회장의 가족들과 함께 진행된 유전자 검사 결과, 두 딸 모두 정주영 회장의 친자임이 확인됐다. 법원은 딸들에게 약 56억 원의 상속을 판결했고, 김 씨는 이후 추가로 40억 원을 더 받으며 최종 합의에 이른다. 필자는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단순히 재벌가의 상속 다툼이라 넘기기 어려웠다. 한 여성이 단 한 번도 공식적인 보호 아래에 놓이지 못한 채, 오직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싸운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법적 투쟁은 자칫 냉정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엄마’로서의 책임과 눈물이 있었다.

 

 

 

"가족이 아니라면, 이제 난 더 이상 가족이 아니다"

 

정 회장의 제삿날. 두 딸을 데리고 집을 찾았지만 그들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이미 제사는 끝나 있었고, 손님용 별채 방이 그들에게 주어진 공간이었다. 그날 밤, 딸은 통곡하며 병원에 실려갔고, 김경희 씨는 “다시는 그들을 가족이라 부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새로운 소송을 준비하게 된다. 그녀는 한때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땅과 유산을 합쳐 약 800억 원대 자산가로 불리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끊임없는 금전 요구에 하나하나 재산을 내어주며 결국 모든 것을 잃는다. "빌려달라"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결과였다.

 

 

 

사랑, 외로움, 그리고 여성의 목소리

 

김경희 씨의 이야기는 단순한 연예인 스캔들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어떤 방식으로 침묵을 강요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자, 그 침묵을 깨기 위한 작고도 위대한 목소리였다. 여배우로서도, 어머니로서도, 그녀는 늘 ‘인정받지 못한 자리’에서 싸워야 했다. 필자는 이 사건을 통해, 여성의 이름이 역사에서 어떻게 사라지고 지워졌는지를 되짚게 되었다. 그리고 김 씨가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 “내 삶은 왜 증명받아야만 하는가?”라는 울림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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